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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자이자 스승이었던 그분...
번호 471678
nadesisco
2005-05-15 | 조회 7853

  제가 군주 온라인 게임에 발을 딪게 했던 그분... 전화통화로 구리댁을 잡는 소리를 들려주고 조금 레벨을 올렸는지 주당이란 몹을 처음 잡을때 내가 사람을 죽였다고 가슴 아파하며 왠지 기분이 이상하다고 했던 그분... 그분이 게임을 시작한지 얼마 지나지 않아 저도 군주 온라인 게임을 시작했으며 하루만에 그분의 렙을 따라 잡고 20레벨에 도달한 후 저를 스승으로 모시게 했었습니다. 결국 그리하여 그분은 저보다 게임을 먼저 시작하고도 저의 제자가 되어버렸습니다. 현재 그분의 레벨은 103이며 그분의 게임 아이디는 샤베트입니다.

 

  게임을 처음 시작할 때 아무것도 몰라서 무작정 내시와 장금이 그리고 내금위 종사관 나으리께서 시키시는 심부름만 열심히 하였습니다. 사냥을 하다 무기와 방어구를 수리하라는게 나오면 내시님께서 가르쳐 주신방법으로 열심히 마우스 우클릭을 했던 그 시절... 어느정도 레벨이 오르자 수리시 내구가 너무 많이 떨어진다는 걸 깨닫게 되었고 장인이란 것이 있다는 것도 깨닫게 되어 저는 저의 제자이자 스승이신 그분에게 "앞으로 나는 검과 갑옷을 제작할테니 투구와 나머지 방어구를 제작하라"고 시켰습니다. 그러나... 저는 그다지 좋은 스승은 되지 못했습니다. 제가 검을 제작하면서 드는 광물들이 모자르자 제자 분이 모아둔 광물을 모두 빼앗고 열심히 스킬업을 했습니다.

 

  그렇게 하루하루가 지나갔고 저는 점점 레벨이 오르고 저의 제자는 저를 뒷바라지 하기 바빠지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다 무턱대고 저는 군주에 출마해 보겠다고 하고 군주선거에 나가기까지 했습니다. 생각지도 못한 군주당선... 그리고 이벤트를 준비한다고 그동안 모아뒀던 모든 광물을 퍼붓기 시작했습니다. 그분은 항상 제가 검을 제작할때 사냥도 가지 않으시고 옆에서 지켜보기만 했습니다. "좋은검 나와라 명품 나와라"이러면서요. 항상 좋지 못한 검을 만들어도 다음에 좋은 걸 만들면 된다면서 자신의 모든 광물을 투자했던 그분...

 

  지금은 게임에 자주 접속하지 않아서 얘기조차 못하고 있지만 그분이 없었다면 지금의 저도 없었을 거라 생각합니다. 청출어람 청어람이라고 했던가요. 스승이었던 저에게 제자분께선 자신의 모든것을 내 놓았습니다. 그분이 이 글을 보실지는 모르지만 이 자리를 통해 이말을 전하고 싶습니다. 부족한 저에게 항상 따뜻하게 대해 주고 모든 것을 내어준 당신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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