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 게시판
명궁과 노인 |
번호
84772
|
|
---|---|---|
loveknight |
2004-08-05
| 조회
10819
|
송나라에 진요자라는 명궁이 있었습니다.
그는 활을 어찌나 잘 쏘는지 나라안팎에
그와 겨룰 만한 궁사가 없었습니다.
어느 날 그는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사람들을 모아 놓고 활을 쏘고 있었습니다.
마침 근처를 지나가던 기름 파는 노인이
그 모습을 지켜 보았습니다.
노인은 진요자가 화살 열 개 가운데 아홉개를
명중시키자 희미한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진요자는 어깨를 으쓱거리며 노인에게 물었습니다.
"노인장, 제 궁술의 비결이 뭔지 궁금하십니까?"
그러자 노인은 별 거 아니라는 듯 대답했습니다.
"뭐 무슨 특별한 비결이 있겠습니까?
활이 당신 손에 푹 익은 것 같군요."
노인의 말에 진요자는 기분이 좋지 않았습니다.
"아니 제 솜씨를 어찌 그렇게 가볍게 평가하십니까?
이건 하루 이틀에 배울 수 있는 궁술이 아닙니다.
"노인은 웃으며 말했습니다. 아, 화내지 마시오.
내가 참기름 장사를 오래 하다보니
조금 이치를 아는 것 뿐이라오."
"그게 무슨 말입니까?"
진요자가 묻자 노인은 호리박처럼 생긴
참기름 병을 꺼내 땅 위에 놓더니
엽전으로 그 주둥이를 막았습니다.
그리고 참기름을 국자로 떠서 병 속에 흘려 넣었습니다.
그런데 노인의 키높이에서 흘려보낸 참기름이
엽전의 조그만 구멍 속으로 정확하게 들어가는 것이 아닙니까.
진요자가 살펴보니 엽전에는 침기름이 한 방울도 붇지 않았습니다.
진요자는 노인의 솜씨에 벌어진 입을 다물지 못했습니다.
노인이 말했습니다.
"아아, 놀라지 마시오. 나도 뭐 별다른 비결이 있는게 아니니까.
다만 손에 푹 익었을 뿐이라오."
그 말을 들은 진요자는 노인에게 깊이 머리 숙여 절을 했습니다.
이후 진요자는 활을 쏘는데 있어 결코 자만하지 않았습니다.
제목 | 날짜 | 조회 | 추천 |
---|---|---|---|
군주의법[문종]분들보세요 (6) | 2004-08-13 | 5808 | 0 |
버디하시는분보세여 (1) | 2004-08-13 | 5388 | 0 |
나얼른 처녀귀신이랑십전쥬스마시며데투해야대!!!!ㅠㅠ | 2004-08-13 | 6103 | 0 |
나만 인증에서안넘어가는게아니구만? (5) | 2004-08-13 | 5009 | 0 |
돈어엄써님 (5) | 2004-08-12 | 6849 | 0 |
다시 감찰단 모집 (3) | 2004-08-12 | 5274 | 0 |
감찰단모집 | 2004-08-12 | 5634 | 0 |
[태조]담배님, [태종]천성검님, [문종]돈이엄써님 보세요 (6) | 2004-08-12 | 6890 | 0 |
가나다라마바사앗님~ (5) | 2004-08-12 | 6372 | 0 |
군주의 다짐글... (5) | 2004-08-12 | 6351 | 0 |
오늘일어난 해프닝.. | 2004-08-12 | 5542 | 0 |
어명이오 각마을 예쁜처녀.... (6) | 2004-08-12 | 5407 | 0 |
성황신에 궁금한대여.. (5) | 2004-08-12 | 8120 | 0 |
꿋꿋이 감찰단을 모집합니다. (5) | 2004-08-12 | 6520 | 0 |
이것참... (8) | 2004-08-12 | 4891 | 0 |
그래도 감찰단은 모집합니다. (2) | 2004-08-12 | 7377 | 0 |
제길 사버렸다. (3) | 2004-08-12 | 6849 | 0 |
감찰단 모집 (5) | 2004-08-12 | 6145 | 0 |
건담SEED를보며....생각한.. (1) | 2004-08-12 | 5497 | 0 |
하마터면 유혹에 넘어갈 뻔했다 (8) | 2004-08-12 | 5198 | 0 |